【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김덕기(41)는 ‘행복을 전달하는 화가’다. “작은 집이지만 가꿀 수 있는 꽃과 나무들이 있어 만족하고, 부유하지 않지만 나를 믿어주는 아내와 사랑하는 아들이 있어 감사하다”는 마음을 작품에 그대로 투영한다.
아빠 품에서 곤히 잠든 아이, 물장구치는 아이, 시소놀이, 공원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비둘기 등 특별할 게 없는 가족과 가족의 생활 이야기지만 행복한 기운이 솟는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과 가족에 대한 감사를 버무려 아늑한 행복감을 선사한다.
작가는 “언뜻 보기에 아이 같은 그림일 수도 있으나 이는 어린 시절 부모와의 즐거운 기억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모의 사랑에 대한 기억이다. 가정의 몰락으로 방황하기도 했지만 ‘행복한 가족 이야기’를 주제로 한 그림을 놓지 않았다.
작품은 2000년대 중반 여주 당우리로 작업실을 옮기면서부터 풍성해졌다. 교사직도 내려놓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당우리 어느 하늘 아래, 나의 작은 아틀리에, 소나기 천둥 뜨겁게 타는 태양, 초콜릿 빛 알밤과 까치 발톱 아래 노랑 감이 보이는 곳, 빙글빙글 돌아가는 밤하늘 그 수많은 별들, 그 이야기는 아주 아득하고 감미롭게 나의 작은 아틀리에 위에서 아는 듯 모르는 듯 빛을 내며 속삭인다’는 시 한편은 작가가 여주 당우리에 온 소감이다.
그림 속 장소는 작업실이다. “시골집은 넓어서 마당에 꽃도 심고 가꾸기도 할 수 있다”, “여름에는 풀이 정원을 점령하는데 아내가 일꾼처럼 깨끗이 정리한다”, “그림에 낚시하는 모습도 나오는데 당우리 낚시터가 유명하다”, “마미와 해피, 메리라는 개들도 등장하는데 실제 ‘지경’이라는 암컷 백구를 키우고 있다”며 행복한 가족생활 자랑을 늘어놓는다.
화폭에 행복한 세상을 담는 이유는 “가장 좋았던 때의 기억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거울과도 같다”며 “살면서 누르는 많은 것들이 있고 슬픔이 있지만, 그림에는 행복한 순간만 담고 싶다.”
정원의 잔디나 꽃, 나무, 지붕 등에 찍힌 화려한 색 점은 거미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물방울이 모티브가 됐다.
작가는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점에 작품을 걸었다. 2년만의 개인전으로 작품 활동 전반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을 내놨다. 회화와 세라믹 작품을 포함, 총 50여점을 전시했다. 자신의 그림이 마르지 않는 옹달샘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작품은 내년 1월23일까지 볼 수 있다. 02-519-0800
sw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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