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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예찬 / 김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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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16-09-17 15:41 조회1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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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예찬


 따뜻하게 태양이 빛나는 길을 따라 꽃으로 만든 바퀴를 달고 자동차가 달린다. 차 안에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건강한 소년이 함께 드라이브를 즐긴다. 차 지붕은 화사한 꽃 무리가
 화환을 이루고 소년의 가족 나들이는 흥겨운 새들의 지저귐과 너울대는 나비의 춤처럼
 즐겁다. 작가는 소년을 통해 소년이 꿈꾸고 상상하는 모든 것들에 색을 입힌다. 소년이
 사는 세상은 단색조의 흑백이 아닌 온갖 상상과 생활의 즐거움이 살아 넘치는 우주이다.

이 가족이 사는 모습은 이상적인 중산층 가족공동체를 보여주는데, 사계절을 자연과 벗하며
 가족간의 정이 각별하고 이웃과 정을 나눈다. 작가가 꿈꾸는 가족의 집은 시내를 벗어난
 도시의 근교다. 그렇게 사치스럽지 않으면서도 아담한 주택들이 주변에 모여 있을 그런
 작은 마을이다. 이 가족은 엄마와 아빠가 손잡고 성실하게 일군 가정으로 새들이 지저귀며
 숲 속을 날며 곤충들은 꽃을 찾아 날아다니는 자연을 벗하고 산다. 그림처럼 붉은 색과
 푸른색과 연노랑이 어울리는 곳에 이 가정이 있다. 화사한 색의 요정이 채색한 마을,
거미줄처럼 촘촘히 엮인 이웃의 집들이 가족공동체를 더욱 단단히 연결해주며 아내에게
 날아간 작가는 사랑의 꽃다발을 전해준다. 아내는 한 가정을 이루는데 소년의 어머니로서
 훌륭하게 작가의 안식을 이루는 뿌리가 된다. 아마도 작가는 아내에게서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의 모습을 보는지도 모른다. 작가의 아내와 자식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애정은 그의
 작품 활동의 원천이다. 한편 소년의 다정다감한 아버지로서 작가는 소년을 중심으로 한
 가정이 어떻게 풍요로운 의미들로 가득해지는지 속 깊은 아내와 함께 여행을 한다. 그
 여행이 나들이와 같이 경쾌하고 즐겁다.

김덕기의 이번 <나들이>전은 그가 지난 몇 해간 꾸려온 가정생활과 학교생활과 신앙생활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시종일관 기쁨의 시선으로 가득한 화면은 우리가 잊어가는 오랜
 행복의 거처인 가정과 이웃을 그린다. 잘 알려진 독실한 신앙인인 작가는 회화를 통해
 자신과 이웃과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기도를 한다. 기도가 영혼의 숨이라는 말처럼
 작가는 창작을 위한 자신의 마음과 행동 하나하나를 기도하듯 함께하면서 무엇보다 자신의
 가정을 통해 진정한 신앙생활과 회화세계의 기쁨을 표현하려 한다. 섬세한 붓놀림과 색채와
 먹의 농담. 한지의 결을 살리는 채색과 소박하면서 섬세한 애정과 사랑이 숨쉬는
 가정생활의 다양한 면면이 그의 작품을 특징한다. 창조에는 여러 형태가 있는데, 아마도
 작가의 회화작업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며 또한 자신을
 영적으로 다스리는 창조행위로 보인다.

가족나들이를 통해 가족은 서로를 더욱 사랑하고 이해하게 된다. 집을 떠나서 만나게 되는
 모든 것들이 기쁨을 고양하고 기쁨을 공유하는 가족의 고귀함을 불러일으키면서 일상의
 가정생활에서 흔히 놓치고 마는 것들을 다시 소중히 경험하며 간직하게 한다. 이렇게 한
 가정은 영적으로 성장한다. 한 가정은 많은 다른 가정과 만나 공동체를 이루고 이 공동체는
 점차 확산되어 인간들만의 공동체가 아닌 신의 손길이 미치는 모든 자연사물과 동물들과
 함께하는 공동체가 된다. 숲길의 산책, 놀이동산에서의 한때, 집을 멀리 떠난 여행에서,
작가는 섬세하면서도 인내하는 채색으로 찬찬히 생활을 음미하고 이웃들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새삼 생각하고 되돌아보도록 만든다. 작가의 성실한 안내와 권유를 따라서 우리는
 가정생활과 그 밖의 삶의 중요한 요체들을 반성하고 점검하면서 내 마음의 세계를 살펴보고
 위로하며 행복의 길을 찾도록 한다. 마침내 작가의 가족예찬은 삶과 예술과 신앙예찬의
 문을 연다.

나는 한국화가 김덕기선생을 1998년 덕원갤러리에서 열렸던 <화화전>을 통해 알게 된 후
 그가 보여준 화가로서의 태도와 일련의 작업이 오늘날 현대미술의 거센 운동과 충돌 가운데
 표류하는 듯 보이는 한국화의 새 길을 찾아가는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젊고
 성실한 화가로서 그가 보여준 길은 나름 한국화가로서 삶의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전형적인
 한국화의 드로잉과 채색화의 경계를 풀어보고 엮어보면서 다양한 형상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작가는 가정을 중심으로 한 내밀한 삶과 마음을 반영하는 형상形象을 통해
 한국화라는 거대한 숲을 조성하고 있다. 마치 나무를 심는 사람처럼.

김노암(아트스페이스 휴 디렉터)




The Glorification of Families

 By Kim Noam, Director of Art Space Hue

 A car with wheels made of flowers runs down the street, shining under the sun. A boy, a mom and dad are enjoying a drive. The car’s roof is decorated with brightly colored wreaths. It is a family outing full of joy, like singing birds and dancing butterflies. The world the boy dwells in is a universe, suffused with all kinds of imaginings and delights. Kim Duk-ki uses color to materialize all that the boy imagines and dreams.

 This family is ideal and middle class, befriending nature, sharing affection with neighbors. The house where they live, Kim dreams, is located in the suburbs of a city, composed of small, humble houses. This family, established by a dedicated mother and father, communes with nature, where birds chirp and insects fly to flowers. Their home is an accordance of red, blue, and pale yellow. The settlement of houses nearby appear as if painted by a color nymph. The artist flies to his wife to present a bunch of flowers.

 Seeking repose in his wife’s bosom, the artist finds the appearance of the Virgin Mary in his wife. Kim’s infinite interest and affection for his wife and child are the source of his creative activities. As an affectionate father of a boy, he travels with him and his thoughtful wife. Their travels are family outings filled with joy and happiness.

 Kim Duk-ki’s family, school, and long religious life represent in the paintings displayed in the Outing exhibition. They capture scenes of a home with neighbors, awash with joy. As a devout Christian, Kim converses with his own self, neighbors, and students through these paintings. Like words that like a prayer are a breath to the soul, Kim paints to express his mind, like he is praying. And through his home, he also tries to represent the truth of religious life and joy of creation. Kim’s work, featuring various aspects of family life, full of love and affection, is marked by refined brushstrokes, light and shade of paint and ink, revealing the texture of hanji. His work is like a creative act of governing himself spiritually, enriching his life via relations with others.

 A family outing provides an opportunity to love and understand each other. All that Kim meets while traveling recalls the importance of his family as a place for enhancing and sharing happiness and pleasure. It makes him experience and keep the invaluable things he often forgets in daily life. This way, his home grows spiritually. And when a home meets another and forms a community it expands to become a place for living together with all natural things and animals.

 With delicate, patient coloration in depictions of a stroll in the forest, an amusement park, and a travel, Kim Duk-ki makes us ponder our lives and nature of family. With his guidance and suggestion, we reflect on the be-all and end-all of our family and family lives, pursuing a path to happiness. His glorification of family continues to his praise of life, art, and religion.

 I first met him at the 1998 Dukwon gallery exhibition. His attitude as a painter, I consider, is a good example in opening up a new horizon in Korean painting in the midst of movements of and clashes with contemporary art. Young, sincere, and faithful to the content of life as a Korean painter, Kim Duk-ki presents diverse forms, blurring the boundaries between typical Korean drawing and colored painting. Reflecting his inner self and life accentuating the importance of family, he creates a vast forest of Korean painting.

No.: 7, Read: 454, Vote: 0, 2005/05/05 12: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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