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주일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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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21-02-25 19:28 조회3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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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예배



교회 출입구 앞에는 25년 된 탐스러운 느티
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을 때면 연두 빛 작
은 잎사귀가 귀엽게 나오고 푸르른 그늘을
만들어주어 교회 성도들이나 마을 사람들
이 이 나무 아래서 만남의 약속을 하곤 한
다.

주황색을 그윽하게 띄며 하나 둘씩 잎사귀
가 물들어 갈 때면 사람들은 나무를 보며
시적을 이야기한다.

잎사귀 없는 앙상한 가지가 보이는 겨울이
되면 하얀 눈으로 혹은 작은 조명등으로 옷
을 입는다.

탐스러운 느티나무 한 그루가 어느덧 봄을.
여름과 가을을, 그리고 겨울을 이야기하게
한다.

그 느티나무 아래로 아가가 엄마 품에, 유
모차로, 아장아장 걸으며 넘어졌다 일어선
다.

이제는 종종걸음으로 곧 잘 오고간다.

먼 훗날 아가가 커서 돌아 올 때면 오늘의
이 나무는 더욱 크고 풍성한 모습으로 우리
에게 보일 것이다.


김덕기





No.: 74, Read: 37, Vote: 0, 2005/01/06 13: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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