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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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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23-05-16 14:19 조회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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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캄캄한 밤 창문을 두드리는 힘센 바람과 폭포 같은 빗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겹겹이 꽃 몽우리를 한 빨강백일홍처럼 놀라 잠을 깼습니다
번쩍이는 섬광과 하늘이 터질 것 같은 소리가 심장에 까지 닿으려합니다
하얀 건반 위로 피아니스트 손가락이 보입니다
무거운 사각형 그림의 두꺼운 부피감이 낮 동안의 상황을 정리해줍니다
친구 종훈에게 무거운 작품을 이동해줄 것을 부탁한 게 잘못인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낮의 일은 지났고 비바람 천둥번개가 가득한 한 밤중입니다
다시 날이 새면 전화를 해야합니다
논과 밭과 모양길을 함께 걸으며 촬영을 한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아뜰리에 지붕 위를 비행하는 수 많은 잠자리들은 우리의 일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않습니다
장마 비에 숨었다 갠 하늘에 나와 연실 비행하는 아이들이 장관입니다
따뜻하고 더운 물속 같은 장마가 길어집니다
다시 어두운 밤입니다
이젠 소란한 소리도 번쩍대는 빛도 없습니다
라일락이파리와 벚 잎에 작은 빗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옵니다
먼동이 트는 아침이 오길 기대하며 다시 잠을 청합니다

2013. 7. 8. 여름 장마는 시작되고









No.: 220, Read: 55, Vote: 0, 2013/07/18 12: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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