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집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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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21-06-17 21:04 조회2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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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여주 터미널까지 나오면 강남터미널까지 가는 고속버스가 있다.
서울 반포 집까지 가는 길은 그 어느 시간보다 흥겹고 기다려진다.

차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틀린 부분을 깔끔하게 지워주는 지우개처럼
싱그러운 풀냄새에 취해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여유와 여백을 준다.

오늘 작업한 작품에 관해서, 내일 그려할 것, 부족한 물감준비하기 등등
이런 여러 가지 그림그리기에 필요한 작지만 정말 필요한 행동들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며 메모하는 버스 안에서의 짜투리 시간은
어느덧 그림 그리는 연장선임을 알게 된다.

차창 가득 붉게 물든 노을이 드리우는 것을 볼 때도 있고,
버스 천장을 뚫고 들어 올 정도 강한 소리를 내며 퍼 붓는 폭우를
만날 때도 있다. 그리고 한여름 밤 에어컨이 고장이란다. 헉...

촛점없는 눈은 내 몸이 피곤을 말하고 싶다는 뜻인데
버스에서의 잠시 자는 단잠은 꿀맛이다.
정말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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