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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생활 이야기 - art IN CULTURE 2005 6 / 류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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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16-09-16 01:25 조회1,4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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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피어 만발하고, 새들은 즐거이 노래하네!
 _ 한지에 수묵채색(콘테,목탄,파스텔,과슈) 150x211cm 2004-2005


친근한 생활 이야기

 김덕기는 일상생활의 평범함 속에서 기쁨을 찾고 화폭에 직접적으로 표현해내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일상적인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미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쉽게 감상하고 이해할 수있다. 이는 그가 교사라는 직업을 통해 미술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자연적으로 체득된 태도일지 모른다.

하지만 작품의 배경은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그것을 진솔하게 표현해내려는 작가의 본연적인 작업태도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매일 생활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일기를 쓰듯 작품으로 담아내는데, 그 결과 표현 기교의 단순화를 가져오게 되어 작품은 마치 선묘로만 이루어진 드로잉과 같은 효과가 강조된다.
친근한 일상을 담은 화폭은 먹과 수묵채색, 콘테, 목탄의 복합적인 표현으로 수수하면서도 은근한 정취를 담아내었다. 그의 작품은 작가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구체적인 이야기를 말하는 듯하지만 배경의 과감한 생략과 대상의 단순한 처리로 인해 보는 이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효과를 낳게 한다. 다시 말하자면 보는 이는 그림을 통해 작가의 일상적인 기쁨을 짐작함과 동시에 자신의 일상적인 기쁨까지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번 개인전에 출품된 작품들의 경우 이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 그가 지금까지 일상의 소중함, 즐거움이라는 주제를 단순화하여 표현하였다면 이제는 삶자체의 기쁨을 최대한 발산하고 있다. 삶에 대한 찬가인 만큼 그의 작업은 더욱 화려해지고 다양해졌다. 다양한 색채를 구사하고 속도감 있는 드로잉은 서로 중첩되어 더욱더 많은 이야기와 다층적구조를 만들어내었다. 비로소 채색화의 경쾌한 느낌이 살아나고 있다. 더욱이 이미지의 다양화를 위한 방법적 모색은 비단 화려한 표현기교에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그동안 몇 차례 발표한 시(詩)를 통해 그림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상성에 대한 언어적 감성을 담아내었다.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최근 작업한 도자기 작품을 일부소개했다. 3차원의 도자 작업은 2차원의 평면보다 조형에 대한 감각을 더욱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적 감수성의 또 다른 발로이다. 무엇보다도 도자 작업은 그림에서 보여주던 주제와 일맥상통하며 그가 작가로서의 삶을 즐기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흔히 그리는 것은 대상과 그리는 사람의 일체를 이루는 행위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김덕기는 작품을 통해서만 일상의 즐거움을 말하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즐기고 그 안에서 기쁨을 느끼는 한 사람으로서 그의 삶 속에 예술적인 정서와 감성을 끊임없이 구현해낸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전시는 김덕기의 작가적 역량을 확인 할 수 있는 기회로서 뿐만 아니라 작가정신과 예술의 합치라는 전통적인 예술관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였다.

류지연 /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No.: 150, Read: 72, Vote: 0, 2005/06/10 11: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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