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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겪고 느끼는 것을 그리는 일상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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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16-09-16 01:13 조회1,2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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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윤 편집회사]

이사람/인터뷰, 화가 김덕기


 물장구치는 아들 의진이, 설거지 하는 아내의 뒷모습, 변치 않는 사랑을 고백하는 수줍은 꽃다발, 귀가 길에 무심코 올려다본 밤하늘에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 계곡물에 발 담그고 온 가족이 함께 먹다 남은 포도송이......
김덕기 화백의 그림은 늘 그렇게 일상과 밀접하다. 동양인이면서 한국인이지만 전통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한국화가 이상하게 낯설기만 한 우리. 그런데도 엄밀히 말해 한국화가인 그는 마음 편안하고 낯익은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예고와 서울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김덕기 화백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학창 시절 내내 전통 한지에 먹으로 그림을 그렸을 것이고, 그것들은 그에게 있어 가장 익숙한 화구일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그림이 한국화라고 불리우기보다는 그저 ‘그림’이라고 불리우길 희망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자신도 한국화가이기 보다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고 싶다고 한다.
먹과 과슈를 함께 쓰고, 화선지에 먹과 목탄으로 선을 그리기도 하고, 최근 들어서는 세라믹 작업까지 병행하고 있다며 굳이 장르를 밝혀야 한다면 퓨전이라고.
사람은 누구나 그러하듯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양한 타이틀을 부여받고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김덕기 화백 역시 그러하다. 그는 젊은 아빠이며 한 여자의 남편, 개성 출신의 이산가족 아버지의 세 번째 부인에게서 낳은 막내아들 그리고 보성고등학교 1학년 14반 담임 선생님이자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일상은 다채로울 수밖에 없고 그는 그 다채로운 일상 속에서 그림을 만든다고 했다.

“모든 예술이 그렇겠지만 그림 역시 생활입니다. 저에게 있어 그림은 생활에 대한 소통 혹은 호흡입니다.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과 호흡을 통해 우리 이야기가 되어가는 것, 그 과정에 제 그림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 고독, 죽음, 세월과 같은 어둡고 무거운 것들의 주변에 머물러 있었던 그의 그림은 결혼을 즈음해 사랑, 연애, 가족으로 서서히 옮겨왔다. 젊은 시절 그의 일상이 고독하고 어두웠던 것만은 아니었지만 굳이 그 이유를 찾는다면 이산가족이라는 자신의 역사성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좋아하는 자신의 대표작이 <본향을 생각하는 나그네>인 까닭도 거기에 있다. 이제는 어엿한 가정을 갖고 그 가정을 책임질 직업도 있고 자신만의 작품 세계도 구축해가고 있지만 삶이 안정되면 안정될수록 자신의 본질은 나그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그에게서는 그러나 운명을 거역하지 않는 여유가 느껴진다.

화가 김덕기 씨의 홈페이지 http://www.dukki.com

No.: 128, Read: 66, Vote: 0, 2005/01/22 10: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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