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인생 그림일기를 써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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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16-09-16 00:47 조회1,17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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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인생 그림일기를 써봐
"사는 게 팍팍하다고, 재미없다고 푸념하시는 분들과 그림으로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14일~3월10일 서울 인사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에서 개인전을 여는 김태헌(37)씨는 사들고 온 호떡을 권하며 미술에 대한 소박한 꿈을 풀어놓았다. "형식이나 관념으로 보는 이들을 주눅들게 하는 미술은 사기이거나 폭력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길이 뭘까, 하루하루 일기쓰듯 나 자신에게 되풀이해 물은 질문에 대한 답이 이 그림들입니다." 전시제목 '화난중일기(畵亂中日記)'가 상징하듯 구제금융기를 거치며 힘들게 걸어온 지난 3년여 나날이 380여점 작품 속에 담겨 있다.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난 헐벗은 벽 위에서 공책 크기만한 작은 화면에 담긴 이야기들은 화가가 쓴 글과 함께 개인사이자 사회사로 읽힌다. 또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책꽂이에는 벽에 걸지 못한 그림들이 책처럼 가지런히 꽂혀 있어 하나하나 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떴다 송강호! 그는 영화 (넘버3)에서 조필이 역을 맡아 불사파를 이끄는 '짱'이다.무데뽀 정신, 헝그리정신으로 똘똘 뭉친 깡패다. IMF 속에서 빛나는 조연이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힘든 현실 속에서 오는 세상살이의 불만을 조필이의 무식함에라도 실어 보내고 싶었을게다."((무데뽀 정신)) 비오는 서울역 지하철에서 만난 노숙자와 그에게 우동을 먹이려 애쓰는 좌판 할머니를 보며 마음 속으로 울었다든가((서울역 지하철에서)), 민방위 교육장에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명령과 복종으로 일관하게 강요돼온 우리 삶이 싫다고 '민방위 아저씨들'과 공감하는 대목((폭력)) 등은 그림으로 노래한 '사노라면.'이다. "내 소원은 창고형 작업실에 정착하여, 나무 심고 똥개 한 마리 키우며 아내와 게으른 삶을 위해 사는 거였다. 이제 그 꿈은 사라지고 그림으로 남았다"((낯선 그곳에 짐을 풀기 위해))고 고백하는 화가는 앞으로 한 10년쯤 이렇게 그림일기를 쓰며 살다보면 뭔가 보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작가 홈페이지(art.krart.com)에서도 작품들을 볼 수 있으며 3월2일 오후 4시 전시장에서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02)733-0440.
12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사비나에서 열리고 있는 '김덕기.가족일기'전도 개인적 일상사를 바탕으로 관객과 소통하고픈 마음을 담은 요즈음 미술계 한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아이와 그네타기를 하거나((그네타기)), 가족이 성탄절 나들이를 가는((백화점 쇼핑-메리 크리스마스)) 모습을 장지에 수묵채색으로 담은 화가는 자잘하게 반복되는 인생살이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며 그 기쁨을 쉽고 단순한 그림으로 전한다. 여백을 검은 먹색으로 깔아 투박한 바탕을 만든 위에 어눌한 선으로 기교 없이 사물과 사람들을 본 그대로 담았다. (02)736-4371.
김태헌, 김덕기 두 화가 작업은 자기 반성과 소통을 위해 서로 녹아든 글과 그림으로 해서 옛 문인화 전통을 현대로 끌어온 한 모습으로 비친다.
정재숙 기자 jjs@hani.co.kr
- 한 겨 레 2001-02-12 11면 (문화) 01판 01 1481자
No.: 103, Read: 27, Vote: 0, 2005/01/13 17:20:09
"사는 게 팍팍하다고, 재미없다고 푸념하시는 분들과 그림으로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14일~3월10일 서울 인사동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에서 개인전을 여는 김태헌(37)씨는 사들고 온 호떡을 권하며 미술에 대한 소박한 꿈을 풀어놓았다. "형식이나 관념으로 보는 이들을 주눅들게 하는 미술은 사기이거나 폭력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길이 뭘까, 하루하루 일기쓰듯 나 자신에게 되풀이해 물은 질문에 대한 답이 이 그림들입니다." 전시제목 '화난중일기(畵亂中日記)'가 상징하듯 구제금융기를 거치며 힘들게 걸어온 지난 3년여 나날이 380여점 작품 속에 담겨 있다.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난 헐벗은 벽 위에서 공책 크기만한 작은 화면에 담긴 이야기들은 화가가 쓴 글과 함께 개인사이자 사회사로 읽힌다. 또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책꽂이에는 벽에 걸지 못한 그림들이 책처럼 가지런히 꽂혀 있어 하나하나 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떴다 송강호! 그는 영화 (넘버3)에서 조필이 역을 맡아 불사파를 이끄는 '짱'이다.무데뽀 정신, 헝그리정신으로 똘똘 뭉친 깡패다. IMF 속에서 빛나는 조연이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힘든 현실 속에서 오는 세상살이의 불만을 조필이의 무식함에라도 실어 보내고 싶었을게다."((무데뽀 정신)) 비오는 서울역 지하철에서 만난 노숙자와 그에게 우동을 먹이려 애쓰는 좌판 할머니를 보며 마음 속으로 울었다든가((서울역 지하철에서)), 민방위 교육장에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명령과 복종으로 일관하게 강요돼온 우리 삶이 싫다고 '민방위 아저씨들'과 공감하는 대목((폭력)) 등은 그림으로 노래한 '사노라면.'이다. "내 소원은 창고형 작업실에 정착하여, 나무 심고 똥개 한 마리 키우며 아내와 게으른 삶을 위해 사는 거였다. 이제 그 꿈은 사라지고 그림으로 남았다"((낯선 그곳에 짐을 풀기 위해))고 고백하는 화가는 앞으로 한 10년쯤 이렇게 그림일기를 쓰며 살다보면 뭔가 보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작가 홈페이지(art.krart.com)에서도 작품들을 볼 수 있으며 3월2일 오후 4시 전시장에서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02)733-0440.
12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사비나에서 열리고 있는 '김덕기.가족일기'전도 개인적 일상사를 바탕으로 관객과 소통하고픈 마음을 담은 요즈음 미술계 한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아이와 그네타기를 하거나((그네타기)), 가족이 성탄절 나들이를 가는((백화점 쇼핑-메리 크리스마스)) 모습을 장지에 수묵채색으로 담은 화가는 자잘하게 반복되는 인생살이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며 그 기쁨을 쉽고 단순한 그림으로 전한다. 여백을 검은 먹색으로 깔아 투박한 바탕을 만든 위에 어눌한 선으로 기교 없이 사물과 사람들을 본 그대로 담았다. (02)736-4371.
김태헌, 김덕기 두 화가 작업은 자기 반성과 소통을 위해 서로 녹아든 글과 그림으로 해서 옛 문인화 전통을 현대로 끌어온 한 모습으로 비친다.
정재숙 기자 jjs@hani.co.kr
- 한 겨 레 2001-02-12 11면 (문화) 01판 01 1481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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