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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12/15] 누군들 고난이 없으랴,그러나 이 찬란한 색점들은.. 김덕기의 ’행복한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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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16-09-25 11:53 조회4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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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들 고난이 없으랴,그러나 이 찬란한 색점들은.." 김덕기의 ’행복한그림’


<눈부신 햇살 아래 아뜰리에 풍경 속으로..>

동산에 태양이 둥실 떠오르면 나의 아뜰리에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스민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사과 한 쪽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나는 그리 멀지않은 지난 시간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했던 즐거운 순간들을 반추하며 캔버스 앞에 선다.

쌀과 도자기, 남한강으로 유명한 내 고향 여주는 눈부신 햇살이 사계절 내내 영롱하게 내려앉는 곳이다. 낮은 야산의 나무들과 논밭의 곡식들도 철따라 고운 옷을 갈아입는다. 바로 이 곳에 나의 작업실이 있다. 봄철 모내기하는 농부와 김 매는 아낙을 볼 수 있는 시골 마을에서 나는 그림을 그린다.

내 아뜰리에 정원에는 몇 그루의 나무들이 있다. 자두나무, 사과나무, 배나무, 단풍나무, 소나무... 이 나무들 위에 어미 새들이 둥지를 틀고 지극 정성으로 모이를 나른다. 눈부신 햇살이 여러 날 계속되고 나면 둥지의 어린 새들은 어느새 훌쩍 커버려 둥지가 비좁다고 야단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초록 잎들 사이론 시원한 바람이 지나간다.

아틀리에가 보이는 풍경 - 노란색 바탕에 작업실과 가족들을 담았다

 작업실 하얀 울타리 옆에는 작은 텃밭과 정원이 엇갈려 놓여 있다. 아들 녀석은 이 정원을 ‘해피 정원’이라고 이름 붙였다. ’아, 해피 정원이라..’ 지극히 평범한 이름이지만 마음에 쏙 들어온다.

해피 정원에선 넝쿨 장미와 글라디올러스, 과꽃과 다알리아, 백일홍과 해바라기, 채송화와 나팔꽃이 철따라 피어난다. 그 꽃들을 보고 있노라면 입가에 스르르 미소가 감돈다. 기쁨을 주는 꽃들에게 물을 주고, 정성을 다해 기르지만 잠시 한 눈을 팔면 어느새 잡초가 화단을 점령한다. 순간 나는 ’게으른 화가’가 되고 만다.

문득 옹달샘처럼 마르지 않는 물뿌리게를 머리 속에 떠올린 나는 이 작은 노동도 귀찮아 뜸을 들인다. 그 때쯤이면 아내가 ’잡초 제거반장’이 돼 정원 여기저기를 부지런히 누빈다. 몽글몽글 땀방울이 주르륵... 착하고 부지런한 아내가 이럴 땐 최고다.

눈부신 햇살 아래서의 이런 따스한 풍경이 세상 사는 걱정과 근심을 모두 사라지겐 못하지만 잠시의 여유와 휴식을 안겨줘 그래도 살만한 기쁨을 선물해준다.
화가의 집, 나의 아뜰리에엔 이렇게 꽃들이 만발하고 새들이 노래한다. 물론 가끔 묵직한 염려가 신문처럼 배달되기도 한다. 그래도 이렇게 눈부신 햇살 아래에서 건강하고, 서로 의지가 되는 가족이 있어 감사하다. 더구나 내 그림을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분들의 격려가 있어 더 힘을 얻는다.

열두 살짜리 아들 녀석이 자전거페달을 힘껏 튕기며 들풀 사이 둑방길을 쌩쌩 달린다. 가진 건 별로 없어도 정말이지 가슴 충만한 ’my home’이다. <글, 그림= 김덕기(화가) >


▶김덕기 작가는?= 1969년 여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한동안 교직에 몸 담았으나 이후 전업작가로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고향인 여주 당우리에 작은 작업실을 꾸민 후 그의 그림에는 우리네 일상의 소소한 표정들이 풍부한 감성으로 따뜻하게 담기기 시작했다. 마치 햇살처럼 영롱하고 밝은 원색의 작은 색점들은 화폭에 무수히 내려앉으며 행복과 소망을 뿜어낸다.

게다가 대도시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대자연의 싱싱함과 생명력을 전해주는 김덕기 작가는 시(詩)도 잘 쓴다. “당우리/어느 하늘 아래/나의 작은 아뜰리에/소나기/천둥/뜨겁게 타는 태양//초콜릿빛 알밤과/까치 발톱 아래 노랑 감이/보이는 곳//빙글빙글 돌아가는/밤하늘 그 수많은 별들// 그 이야기는/ 아주 아득하고 감미롭게/나의 작은 아뜰리에 위에서/아는 듯 모르는 듯/빛을 내며 속삭인다”.

김덕기의 화폭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그가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그리고 강아지와 새, 나무들로, 감상자에게 즐거운 에너지를 듬뿍 전해준다. 미술평론가 서성록 씨는 김덕기를 ‘가족의 행복을 전달하는 화가’라고 칭한다. 그의 그림엔 소망과 기쁨만 있기 때문이다. 그 행복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의 드라마로 제시된다고 평했다.

김덕기의 그림엔 ‘그늘’이 없다. 햇살은 반짝반짝 빛나고, 나무들은 생명으로 충만하다. 가족들은 웃음꽃을 피며 마당을 즐겁게 오간다. 하지만 김덕기가 오늘 이같은 그림을 그리기까지 그 역시 힘겨운 날을 보내야 했다. 그러나 무수한 난관을 신앙으로 극복하고, 결혼과 함께 오붓한 가정을 꾸린 뒤 마음이 눈 녹듯 부드러워졌다. 그 시절을 그는 다음과 같이 추억하고 있다.
“어느 날 당신은 봄날의 비처럼 내게 찾아와 간지럽게 날 깨웠지/어느 날 당신은 여름의 태양처럼 내게 찾아와 뜨겁게 날 안았어/ 어느 날 당신은 가을의 바람처럼 내게 찾아와 급하게 날 사랑했지/어느 날 당신은 겨울의 눈처럼 내게 날아와 강하게 날 덮어주었어/웃음소리 가득한 생의 한가운데를 당신과 함께 했지…”

평론가 서성록 씨는 "김덕기는 여주로 내려가면서 그림에 변화가 생겨났다. 온화하고 내밀한 분위기에서 그림에 밝은 표정이 솟아났고, 전에는 찾아볼 수 없던 마티에르가 돌기(突起)처럼 튀어올랐다. 무엇보다 그림의 속도감 같은 것도 느껴진다. 짧게 찍어 붙인 것 같은 터치가 화면을 메워간다. 단순한 터치라고 보기 어려운 색점들인데 그것은 잔디나 정원의 꽃, 들판을 장식하는 조형적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평했다.

또 "김덕기의 그림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마치 풀무질 하듯 기운을 불어넣고 위로의 손길을 보낸다. 샘솟는 활기와 푸짐한 쉼과 따듯한 위로는 그의 그림이 제공하는 또 하나의 보너스인 셈이다. 한 점의 그림이 사람들에게 이렇듯 ‘그윽한 향기’와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12월 15일부터 1월 23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대표 도형태) 강남에서 ’My Home-Dukki Kim’전을 개최한다. 2008년 갤러리현대에서의 개인전 이후 또다시 개최되는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초창기 작업들과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그리고 회화 작품에 등장하는 강아지 새 꽃 등을 화폭 밖으로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세라믹 작품들도 출품됐다. 02)519-0800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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