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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자란 4인에게 듣는 자연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 [디자인 하우스 | 맘 엔 앙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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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udio 작성일16-09-22 13:11 조회1,4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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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디올러스가 보이는 아뜰리에 2008 김덕기


자연은 가장 큰 상상력 자극제다

 큰떼지어 우는 개구리들, 저녁 늦게까지 우는 닭, 사람처럼 고요히 앉아 있는 왜가리….
화가 김덕기가 매일 보고 듣는 것이다. 그는 요즘 자신의 고향, 여주에서 노을 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작업하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화가 김덕기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화가 김덕기 씨의 작업실은 구멍가게나 약국도 30분은 족히 걸어 나가야 하는, 말 그대로 ‘시골’에 있었다.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그려온 그가 고등학교 미술 교사직을 그만두고 여주의 아주 조용한 곳에 작업실을 마련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결혼한 지 10년, 교사로 일한 지 10년, 딸아이는 열 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10주년을 맞이한 올해 변화를 추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덕기 씨가 고향 경기도 여주를 떠난 건 중학교 3학년 때. 서울예고에 진학하기 위해서였다. 그로부터 22년이 흘렀지만, 여주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할 정도로 그에게 여주는 언제나 마음에 품어온 고향이다.
예전에 공장이었던 건물을 개조한 작업실에 가만히 앉아 있노라면 개구리가 울어대는 소리와 딱따구리 소리를 비롯해 여러 동물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잠이 들 때도 있어요. 개구리들은 한두 마리씩 따로 울지 않아요. 한 마리가 울기 시작하면 여러 마리가 다 같이 합창하니까요. 그래도 예의가 있는지 한밤중에는 울지 않아요.” 그는 유독 동물에 대해 이야기할 때 신이 난다.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공간이기에 어쩌면 오히려 더 느슨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철저하게 작업 스케줄에 따라 생활하고 있었다. 나른해지는 낮 시간에는 점심 식사 후 꽃밭에 물을 주고 뚝방길을 자전거 타고 다니며 파라솔에 앉아 식물도 봤다가 책을 읽기도 한다. 서울에 있을 때에 비해 여주로 돌아온 지금, 작업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일단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겼어요. 교사를 겸할 때보다 작업 시간이 늘어나기도 했고요.” 작품에 변화도 생겼다. 예전에는 30호 작품을 그렸다면, 최근에는 100호, 150호 작품을 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 작품은 풍부하고 다채로운 색감에 정밀한 세부 묘사가 돋보였다.



 어린 시절 그는 친구들과 함께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았다. 친구들이랑 놀다가 소나기가 오면 일부러 大자로 몸을 벌려 비를 맞았다. 소나기 물이 강물보다 더 따뜻하기 때문이다. 소나기가 강물보다 더 따뜻하다는 사실은 직접 소나기를 맞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 “자연에서 뛰노는 게 공부를 많이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빽빽하게 들어찬 빌딩보다 숲과 계곡에서 하늘을 보고 소나기를 맞아보는 게 창의력과 상상력을 더 자극하거든요.”


자연에서 뛰노는 것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은 김덕기 씨는 서울에 사는 아들을 자신이 어릴 때 좋아하던 자연으로 초대하고 싶다. “아이를 제가 놀던 남한강변으로 데려간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당시에 느꼈던 그 기분을 아이가 느끼기는 어렵지요.” 그가 어릴 땐 자연은 곧 삶의 환경이었고 친구들과 함께 놀던 무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자연 속으로 데려가도 딸은 자연이 함께 노는 공간이 아니라 구경하는 대상으로 생각한다. 다양한 형태의 구름을 보여주고 시골의 느린 풍경도 보여주고 싶지만 여건상 여주로 자주 데려오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한다. 그에게 자연은 어머니의 포근한 품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고향에 오니까 마치 나를 기다려온 것 같고 어머니의 포근한 품 안에서 마음 편히 뒹구는 느낌이 좋아요.” 김덕기 씨는 올 12월 전문 화가로서 첫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그가 편안하고 포근한 여주의 작업실에서, 유년 시절의 밝고 명랑한 모습이 담긴 작품을 선보이길 기대한다.

No.: 202, Read: 36, Vote: 0, 2008/10/03 11: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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